“불난 데 기름 붓고, 책임은 남 탓”… 국민의힘, 4·3 앞에서 윤리 잃다
일제가 빼앗은 제주흑우 82년 만에 되찾은 과학자의 퇴장..박세필 교수 퇴임 앞둬
425세대 아파트 통째 매각하려다 1천억 떨어지자 '공매 취소'
제주지사 여론조사 1위 '김한규' 불출마한데도 .. 공직 내부 뒤숭숭
“국가가 처음으로 머리 숙였다” 법무부, 여순사건 항소 포기… 제주 “4·3의 경험이 만든 변화”
전통과 미래가 어우러지다...제주 축제 한마당 '탐라문화제' 개막
제주시 북수구광장 / 오늘(10일) 오후 신명나는 굿판이 벌어졌습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입니다. 굿을 주관하는 심방은 제주의 1만8천 신(神)을 불러, 탐라문화제의 안전과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습니다. "탐라문화축제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바랍니다." 제주 탐라문화광장 / 오늘(10일) 오후 올해로 64번째를 맞는 탐라문화제가 학생문화축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태평소의 운율에 맞춘 농악대의 흥겨움에 남사당 놀이에서나 볼 만한 버나, 접시돌리기까지 선보입니다. 묵직한 북 소리는 무대뿐만 아니라 객석까지 사로잡습니다. 카를로스 / 스페인 "모든 공연을 보게 돼서 매우 흥미롭다. 모든 음악과 악기가 정말 마음에 든다. 매우 재미있다." 탐라문화광장에서 제주항까지 이어지는 산지천에는 80여개가 넘는 부스가 설치됐습니다. 다양한 먹거리에서부터 체험, 즐길거리가 나들이에 나선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코스프레 존과 같은 수요자 중심의 체험부스는 탐라문화제가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윤현지 / 서울 강서구 "이거 처음 입어봤는데 너무 좋아하는 캐릭터 옷을 이렇게 입어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재미있고, 주변에 또 이렇게 비슷하게 입으신 분들이랑 사진 찍는 것도 너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탐라문화제는 뿌리마당과 놀이마당, 어울마당과 꿈빛마당 4개 분야 18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전통과 현재, 미래가 어우러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들의 벗, 해민의 벗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64회 탐라문화제는 탐라문화광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부스 등이 오는 14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JIBS 조창범입니다. (영상취재 박주혁)
2025-10-10 제주방송 조창범 (cbcho@jibs.co.kr) 박주혁(dopedof@jibs.co.kr) 기자

"냉장고 옵션이라면서요"...대학가 원룸촌 '허위 의심 광고' 수두룩
국토교통부가 대학가 원룸촌 부동산 매물 조사에서 수백 건의 허위·과장 의심 광고를 포착했습니다. 국토부는 오늘(10일) 청년층 거주지역인 대학가 주변 원룸 매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허위매물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네이버 부동산, 직방, 당근마켓 등 주요 부동산 플랫폼과 유튜브, 블로그, 카페 등 SNS에 게시된 매물 1,100건 중 321건(29.2%)이 위법 의심 광고로 분류됐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66건(51.7%)은 가격, 면적, 융자금 등을 실제와 다르게 기재한 사례였고, 155건(48.3%)은 소재지, 관리비, 거래금액 등 의무 표시 항목을 누락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표적인 위반 사례로는 △전용면적을 실제보다 크게 표기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옵션(냉장고 등)을 허위로 기재한 경우 △융자금이 없다고 광고했으나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등이 있었습니다. 국토부는 위법 의심 광고 321건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행정처분 등 후속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21일부터 5주간 청년층 거주 비율이 높은 전국 대학가 10곳(▲서울 △관악구 청룡동 △광진구 화양동 △서대문구 신촌동 △동작구 상도제1동 △성북구 안암동 △성동구 사근동 ▲부산 △금정구 장전제1동 △남두 대연제3동 ▲경기도 수원 장안구 율천동 ▲대전 유성구 온천2동)에서 진행됐습니다. 
2025-10-10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일제가 빼앗은 제주흑우 82년 만에 되찾은 과학자의 퇴장..박세필 교수 퇴임 앞둬
20년간 제주 바이오 연구를 이끌어온 한 과학자가 강단을 떠납니다.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인간 배아줄기세포 특허를 등록한 연구자이자, 일제 강점기 빼앗긴 제주흑우의 지위를 82년 만에 되찾아준 주인공입니다. 제주대학교 박세필 교수가 올해 정년을 맞아 퇴임합니다. 그의 퇴임은 단순한 은퇴가 아닙니다. 수백억원이 투입된 연구센터의 운영 공백과 함께 제주 바이오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일제가 빼앗은 흑우, 과학으로 되찾다 박 교수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제주흑우 연구입니다. 2015년 12월 제주흑우연구센터장을 맡은 그는 10년간 206억원을 투입해 제주흑우 대량 증식과 산업화를 연구했습니다. 제주흑우는 조선시대 임금 생일과 정월 초하루, 동지에 정규 진상품으로 바쳐졌습니다. 나라의 주요 제사 때도 제향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1938년 일제가 한우표준법을 만들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일본은 자국 소는 흑색, 한국 소는 적갈색을 표준으로 정했습니다. 박 교수 연구팀은 유전자와 육질을 분석해 제주흑우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그동안 도축증명서에는 제주흑우로 표기됐지만, 정작 유통·소비 단계 등급판정확인서에는 단순히 한우 또는 육우로만 적혔습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제출했습니다. 2020년 10월 마침내 유통·소비 단계에서도 제주흑우로 표기하게 됐습니다. 박 교수는 당시 제주흑우가 일제 강점기 흑우에서 제외된 지 82년 만에 가치를 최종적으로 완벽하게 인정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줄기세포 40년, 난치병 치료 길 열다 박 교수의 또 다른 축은 줄기세포 연구입니다. 40년간 생명체 복제와 줄기세포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인간 배아줄기세포 특허를 등록한 게 그의 실력을 증명합니다. 그는 줄기세포가 인간의 210여개 모든 조직이나 장기로 발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특성을 활용하면 난치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겁니다. 5년간 냉동 보관한 수정란에서 배양된 줄기세포는 신체에 하나의 세포만 일치해도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킵니다. 제주흑돼지 연구도 그의 손을 거쳤습니다. 오랜 세월 제주 기후와 풍토에 적응해 체질이 강하고 질병 저항성이 뛰어난 제주흑돼지는 2015년 3월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됐습니다. '생명자원 보고' 제주를 선택한 이유 서울이나 수도권 대형 연구기관으로 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 교수는 모교인 제주대에 남았습니다. 지역의 생명자원을 지키고 키우는 일이 세계적 연구와 직결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는 제주를 생명체·생물자원의 보고라고 말합니다. 첨단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줄기세포 연구, 하이테크를 이용한 제주흑돼지 연구, 제주흑우 대량 생산과 산업화가 이뤄지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겁니다. 실제로 박 교수가 이끈 제주흑우연구센터는 제주대와 제주축산진흥원, 서귀포시축협, 농협중앙회 축산연구원, 영남대, 건국대 등 8개 팀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습니다. 제주흑우의 생산에서 유통까지 기반기술과 융·복합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인재 유출에 일자리 창출로 답해야 하지만 박 교수는 제주 바이오 연구 환경의 한계도 지적합니다. 자연자원 측면에서는 탁월하지만 인프라와 인재 육성 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겁니다. 그는 인재들이 지역사회로 되돌아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히 과학자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역사회와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유용한 인재들이 제주에 머물 수 있게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겁니다. 박 교수의 퇴임과 함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수백억원의 국비가 투입돼 완공된 제주흑우·흑돼지 연구센터는 운영 공백이 우려됩니다. 연간 수십억원의 국책 연구 과제 수주 등 제주 바이오 연구의 연속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연구는 계속된다 퇴임 후에도 박 교수는 연구를 멈추지 않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며 제주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발자취를 이어갈 후속 연구와 정책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20년간 제주 바이오 산업의 초석을 다진 한 연구자의 퇴임이 제주 바이오 연구 생태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5-10-10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불난 데 기름 붓고, 책임은 남 탓”… 국민의힘, 4·3 앞에서 윤리 잃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장동혁 대표의 영화 ‘건국전쟁2’ 관람 논란에 대해 “여야와 4·3 단체가 함께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한마디로 사과 대신 ‘같이 보자’는 선택입니다. 그러나 이미 국가가 진상조사보고서를 통해 사실을 확정한 사건 앞에서, 그 제안은 사과가 아니라 ‘책임의 흐림’으로 읽히면서 논란을 더 부추기고 있습니다. ■ “정치 선동 말고 함께 보자”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10일 성명을 내고 “장동혁 대표는 영화 관람 이후 4·3을 왜곡하거나 폄훼한 적이 없다. 관람만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건 정치적 의도”라며, “언론이 단죄하듯 몰아세우는 건 정치적 자유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4·3은 이미 국가 보고서로 결론이 난 사건입니다. 그 보고서와 반대되는 논리를 담은 영화를 야당 대표가 관람한 순간, 그것은 ‘개인의 관람’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가 됩니다. 문제 핵심은 발언이 아니라 행동, 그 상징이 지닌 무게입니다. ■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공적 책임” 도당은 이어 “표현의 자유를 두고 사과를 요구하는 건 과도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개인의 권리이지, 정당의 방패가 아닙니다. 정치 지도자의 언행은 공적 판단이며, 사회적 신뢰를 담보로 합니다. 자유를 말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적 자리에서 그 자유를 말했으면, 반드시 책임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그게 정치의 윤리이자, 최소한 도의입니다. ■ “언론 단죄” 운운… “건드리지 마라?” 더구나 도당은 “언론이 단죄하듯 몰아세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언론의 검증은 처벌이 아니라, 공적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사실이 다르다면 증거로 반박하면 그만입니다. 그럼에도 ‘단죄’라는 단어를 꺼낸 건 단순히 반박 수준이 아니라, 비판을 제어하려는 언어적 시도로 읽힙니다. 이건 표현이 아닌 태도의 문제입니다.   공적 행위를 한 정당이 검증을 받는 건 자유 침해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입니다. 그런데도 ‘자유’를 외치며 그 의미를 스스로 훼손한다면 이는 자유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방패로 쓰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경고처럼 들리는 말의 끝에는 두려움이, 그리고 책임 회피의 의도가 겹쳐 있습니다. ■ “함께 보자”는 제안, 책임의 회피 “정치 선동 말고 함께 보자.” 도당은 이 말을 대화의 제안처럼 포장했지만, 그 속엔 ‘면피’의 계산이 숨어 있습니다. 공동관람은 토론의 출발점이 아니라 책임의 분산이라는 말입니다.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선 당이 스스로 주체가 아닌 ‘참가자’로 물러나는 순간, 문제의 초점은 흐려집니다. ‘함께 보자’는 말은 포용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책임을 나누자는 요청에 불과합니다. ■ “정쟁 피로감” 호소, 그러나 누가 만들었나 도당은 “민주당이 4·3을 정쟁 도구로 악용해 도민들이 피로감을 느낀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4·3을 정치의 무대에 다시 올린 건 국민의힘 자신입니다.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영화를 선택했고, 그 논란을 정쟁으로 키운 것도 그들입니다. 정치의 피로를 말하려면, 먼저 피로의 근원을 직시해야 합니다. 책임을 떠넘기는 언어는 설득이 아니라 회피일 뿐입니다. ■ 자유의 언어로 책임을 숨겼다 국민의힘은 ‘자유’를 말했고 ‘피로’를 언급하며 ‘함께 보자’ 권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말의 끝에는 언제나 책임 회피의 그림자가 따라붙었습니다. 4·3은 논쟁거리가 아닙니다. 이미 기록되고, 확인된 역사입니다. 그럼에도 그 기록을 다시 논란의 무대 위로 끌어올린 순간 정치는 기억을 팔고, 진실을 흩뜨리는 장사를 시작한 셈입니다. ‘자유’라는 말, 그 자체는 옳습니다. 누구도 부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자유가 설 수 있는 자리는 진실의 무게 위입니다. 기반을 잃은 자유는 결국 공허한 구호가 됩니다. 그리고 오늘, 국민의힘은 그 말을 증명했습니다.
2025-10-1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