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바다...바다의 양탄자까지 잡혔다
오늘 제주 해상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대형 가오리가 잡혔습니다.
확인해봤더니 아열대나 열대 해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일명, 만타가오리였습니다.
얼마전 범고래 무리 소식도 전해드렸는데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 여파에 제주 바다 생태 변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위판장 파렛트 위에 커다란 검은색 물체가 놓여 있습니다.
마라도 해상에서 자망 조업 중 그물에 혼획된 대형 가오리입니다.
목격자
"자망 작업 중에 혼획된 것으로 알고 있고요. 아예 처음 보는 어종이었고..."
하지만 이 종은 일반 가오리가 아니었습니다.
거대한 날개부터, 머리 부분에 커다란 입까지.
대왕쥐가오리, 일명 만타 가오리입니다.
이번에 어획된 만타 가오리는 폭만 2미터에 이르고, 꼬리를 제외한 몸 길이도 1미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타 가오리는 현존하는 가오리 가운데 가장 거대한 종으로, 바다의 양탄자로 불립니다.
2년 전 서귀포 문섬 앞 바다에서 유영하는 모습이 촬영된 적이 있지만,
혼획돼 발견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주로 열대나 아열대 바다에서 서식해 아직 국내 서식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마라도 해상 수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급격한 수온 상승에 먹이를 따라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처럼 최근 제주 해상에서 범고래 무리 등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개체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는 상황.
제주 바다는 이미 아열대를 넘어 열대 바다로 전환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허성표 /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
"아열대성 해양 생물들이 굉장히 흔하게 출현하고 있습니다.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보니까 연구할 수 있는 인력이나 장비들이 워낙 부족한 상태고, 해양 생물상의 변화를 쫓아가기가 힘들고..."
제주대학교가 이 만타 가오리의 유전자 등 정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급변하는 제주 바다 생태 전반에 대한 조사 체계도 시급합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화면제공 시청자, 잠수타기다이브클럽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